위치 :   연수행사 > 연수 후기
처음으로  
  Search
Start
Get Cookie : ASDHFASDJK_Naramal
Cookie Exist
0001-01-01 00:00

End
전국국어교사모임 바로가기



연수행사
 
     연수후기 
연수 받으신 후 느낌, 강사선생님 칭찬, 미흡했던 점 등 연수에 관한 의견을 올려주세요.
 
 
 
 

 댓글을 남겨주세요 close  
제목
2011년 겨울전국연수 연수후기(충남대) - 6강 우한용 샘
조회 17456
첨부파일
회원이미지이성수
2012-01-30 18:16:19
       

소설창작교육에 대하여

우한용 선생님

 

세상에 동업자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외국에서도 글쓰는 사람을 만나면 참 반갑다. 오늘 이 자리 소설을 공부한다는 이야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선뜻 응락을 했다. 소설을 교육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싶다.

 

소설창작교육을 이야기하기 위해 제일 먼저 생각해볼 것은 교육과정 상의 문제다. 지금까지 문학교육의 목표를 문학작품의 이해와 감상으로 오랫동안 규정해왔다. 6차까지가 그렇다. 그런데 음악이나 미술 과목을 보라. 창작이 주요한 교육 목표가 된다. 문학은 왜 창작을 빼놓는가? 문학 작품을 직접 써보고 남의 것을 읽어보고 서로 이야기하고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문학 공부의 방법이다. 그럴려면 가르치는 사람이 먼저 창작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7차에 ‘문학의 창작과 수용’이라는 목표가 새로 들어갔다.

 

누군가는 중학생이 소설을 쓰겠는가 의심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창작을 한다. 아이들은 오히려 우리보다 문학적 창조력이 뛰어나다(아이들이 써내려가는 야한 소설들을 보라. 웬만한 어른들보다 훨씬 묘사력이 탁월하다. 비록 방향은 어긋날 수 있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과연 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소설은 속마음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를 떠올려보라. 겨드랑이에 털이 나기 시작한다. 목욕탕에 가기 싫어. 그런데 아버지가 자꾸 목욕탕에 끌고 가려고 한다. 저놈의 아버지 확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빠뜨려 죽여버릴까!

 

이런 속생각이 아이들의 심정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내가 한맺힌 것을 풀어내는 것이 글쓰기다. 박경리, 박완서의 소설이 바로 그렇다. 바로 징글징글한 삶을 풀어쓰는 것. 그것은 삶과 글쓰기가 다르지 않다. 학생들과 함께 쓰는 소설은 그런 것이기 어렵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은 ‘허구 서사’라는 정도로 넓은 의미로 쓰자.

 

내가 못 마땅한 거 그거 써 봐라. 하면 있는 그대로 못 쓴다. 분명 허구가 개입된다. 있던 사실을 좀더 늘이거나 좀더 줄이는 것 그것이 허구개념의 시초다. 있는 사실 그대로를 글로 쓸 수는 없다. 허구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이야기면 된다.

 

내가 서울에서 차를 타고 내려와서 여기 오기까지 어정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어정어정’이라는 표현 안에는 엄청난 사실들이 축소되어 있다. 역에서 내가 본 것, 생각한 것, 그것들을 줄줄줄 이야기해보자면 무슨 차를 타고 오고 간 사람들, 내가 그 사람들을 보고 생각한 것들. 그런 것들이 줄이고 늘이고. 학생들에게 사실과 허구를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는 없다.

 

서사(소설) 속에는 세 가지 층위의 인물이 개입한다.

1) 글을 쓰는 작가 - 학습자

2) 서술자 - 나레이터

3) 작중인물 - 성격(캐릭터)

 

작가가 소설 속 나레이터를 만들어내고 그의 시각에서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한다. 아무리 자전적 소설이라도 소설을 냉철히 살피면 작가와 캐릭터가 완벽하게 겹치지 않는다. 시는 이런 3개의 층위가 나뉘지 않는다. 또한 수필처럼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시에는 시인의 주관이 대상과 합치되면서 교류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소설은 소설가의 주관과 대상이 따로 있으면서 그 대상을 살피는 것.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바로 소설이다.

 

형상화

문학적이라고 하는 것이 형상화다. 무엇이 ‘문학적’인가? 돌려 말하는 것이 문학적이다. 비유, 상징이다. ‘나는 목마르다.’와 ‘나는 사막에 쓰러져가는 낙타.’의 차이는 직설적 서술과 비유의 차이인가? 직설적 서술과 비유의 인지적 차이는 무엇인가?

 

어떤 사물을 추상에서 구체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 그래서 우리들의 감각에 구체적인 대상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 이것이 형상화다. (a+b) = a+ab+b 이런 것들은 무엇으로 다가오는가? 말할 수 없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엇으로 답하는가? 말할 수 없지만, 이렇게 표현할 수는 있다. 우리들의 오관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안아주거나, 입을 맞추거나, 손을 잡아주거나. 어떤 여인이 사랑스러운가? 사과를 처음 깨물었을 때 입안에 고이는 그 새큼하면서도 달콤한 단물. 그것 같은 여인.

 

학교 교장 선생님의 말을 생각해보라. 추상적인 언어의 나열이다. ‘훌륭한 대학에서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을 해서 훌륭하게 생활하셨다. - 하나도 전달이 안 된다.’ 하지만 만약 소개를 이런 식으로 한다면, ‘다리가 부러져서 학교에 못 나오게 된 학생을 일주일간 업고 다니며 학교에 데리고 온 선생이다. - 그대로 전달된다.’ 추상적 언어를 구체적 언어로 바꾸어라.

 

인물

소설을 쓰면 인물을 이해하는 안목이 크게 열린다. 공자의 말씀, 삼인행에 필유아사라. 소설 쓰기는 인간의 보편성에 대한 이해다. 인간의 희,노,애,락. 학교 폭력이 문제라는데, 우리 집 애는 안 그렇겠지가 아니라 우리 집 애도 그럴 수 있구나 해야 문제가 보인다.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이 소설이다. 사람을 잘 관찰하면서 남과 내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를 들여다보면 인물의 형상화가 된다.

 

문체

내가 관찰하고 내가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인물이 어떤 태도로 어떻게 말하는지를 잘 봐두어야 한다. 이광수 소설에 <사랑>이라는 소설을 보면 간호사가 주인공이다. 간호사가 병원에서 말하는 말투가 아주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의 경우 나병환자 황장로가 조백헌에게 하는 이야기의 말투. 나병환자들의 리더 역할을 해왔던 사람이라야 가능한 말투로 써놨다. 이문구의 단편들. ‘개갈안난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갈피를 잡고 마무리를 짓는 것이 ‘개갈내는 것’인데 그런 충청말씨 고향말씨가 잘 살아있다. 자기 지역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소설을 잘 쓰려면 선생님의 말투를 잘 관찰해서 일년 뒤에 선생님들의 말투를 살려서 대화문을 만들어봐라.

 

세계관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 애매모호한 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학생들을 가르치는 구체적인 방법

중,고등학교 수준에서는 관심있는 것을 먼저 써 갖고 와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뭐냐.

친구들의 우정.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된 거냐.

 

우리나라 글쓰기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피드백이 안 된다. 고쳐줘야 한다.

1) 잘되는지 못되는지 고쳐주는 것

2) 글쓰는 사람과 글읽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과정

사실 2)가 더 중요하다.

 

유럽에서 피어싱한 사람을 만났던 일화. 피어싱한 사람을 만나 불러다가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아주 좋아한다. 글쓰기는 인정 투쟁이다. 서로 썼냐 하며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선생님이 소설 모른다고, 못쓴다고 부끄럽다고 괴로워한다고 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시켜라. 학생들은 할 수 있다.

 

질문>> 학생들에게 소설에 대해서 무얼 이야기하고 쓰라고 해야 하나요?

사람마다 다르다. 최시한 선생님은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편인데, 나는 우격다짐이다. 학생들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장르를 따지지 말고 관심있는 것을 써오라고 해라.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하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

 

-------------------------------------------------------------

우한용 선생님은 수염이 멋지게 나셨더군요. 저 역시 수염을 기르고 다니는데, 저와는 또다른 분위기로 멋지시더라구요! 강의 내내 편안한 태도로 격의 없이 이야기를 풀어가셔서 듣기가 좋았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소설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기가 겪은 이야기에 아주 작은 거짓이 섞여 있기만 하면 그만이다. 굳이 장르적 구분에 얽매이지 말아라.’하는 말씀이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수필쓰기, 생활글쓰기 이런 것에는 별다른 두려움이나 어려움 없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고 또 평가를 하는데, 소설은 그렇지 않지요. 그건 아마도 ‘소설’이란 뭔가 특수한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글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일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여지껏 한 번도 소설 쓰기에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게다가 ‘교사가 소설을 못쓴다고 아이들에게 시키지 말아야 하는 법은 없다. 걱정 말고 쓰기를 시켜봐라’고 하는 데에서 더욱 힘을 받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꼭 소설 창작 수업에 도전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겨나는 강좌였습니다.

 

 
 회원이미지이영발  2012-02-01 23:28   답글    
이성수 선생님! 올려주신 후기 잘 읽고 있습니다.
염치없이 부탁 하나 드려요. 몇 개의 게시글(3강, 5강, 6강)에 아래 문구가 자주 나타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수정하기'에서 문구를 삭제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물론 첨부파일로 올려주셔서 괜찮지만...보기에 좋아야 하니...^^;;
댓글을 남겨주세요     ( 0 / 2000자 ) ( 최대 2000자 )